자전거를 배우면서
초급10기 김연수
유난히도 비가 많이 왔다.
'샘 자전거 배울래요?'
'아니, 넘어지면 골절이야 골절!'
'샘이랑 나랑 두 사람 합친 70세가 넘으신 분도 배웠는데 잘탄데요, 그래서 저는 배울려고요 같이 배워요'
같이 자원봉사 다니던 샘의 권유반, 협박(?)반으로 전화 등록을 했다. 일주일 동안 계속 갈등이다. 이 나이에 비가 오는데..
이 핑계 저 핑계를 하고 있는데, 드디어 d-day.
월요일 갈 곳도 있는데 망설였다. 안 좋은 기억이 되살아 났다. 어릴 때 사촌 오빠가 자전거 뒤에다 날 태우고 앞에는 자기 여동생을 태우고 가다가 난 떨어져서 남고 둘이만 갔을 때, 남편이 운동장에서 잡아주어서 한두바퀴 타다가 무릎, 팔 안 다친곳이 없이 너무 아팠다. 다시는 타고 싶지 않았다.
월요일날 비는 오는데 무거운 발걸음으로 오정동 자전거 문화센터로 갔다. 간단한 식후 오정 아트홀 쪽으로 이동. 집으로 가고 싶었다.
강사님의 명강의를 듣고, 자전거를 끌고 다녔다. 비가 오는데도 말이다. 몇바퀴 돌았다.
과연 탈 수 있을까. 넘어지면 골절인데.
다음날 안전 장치와 브레이크 잡기를 배웠다. 타고 내리는 것도 배웠다.
으-응 재미가 있네. 중앙 공원서 배우는 샘한테 문자가 왔다.
'재미있죠? 탁월한 선택이었죠?'
'그래요 신기하네'
왼발을 올려 놓고 앞으로 막 간다. 뒤뚱뒤뚱하는 여러 샘들, 엄마들 모습이 너무나 진지하다. 비는 계속 오는데 말이다.
이번 기회가 아니면 영원히 자전거를 못 배울 것 같은 자세들이다. 열의가 대단하다.
강사님들은 계속 주의와 새심한 보살핌으로 드디어 6일 만에 두발을 올려 놓았다.
야호! 신났다. 천천히 페달을 밟았다. 앞으로 간다. 넘어지지도 않고 내가 너무 대단하다.
아침도 먹지 않고 점심도 굶었는데 오늘 하루는 배가 부르다.
같이 배우는 동료들 얼굴에 땀방울과 멍 든 다리를 보면서 강사님들의 노고와 샘들의 의지로 우린 벌써 통일로로 하이킹을 떠나고 있었다.
마 음 만 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