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사랑
어려서부터의 로망이었던 자전거타기.
스무 살이 되었을 때 여의도 광장에서 한번, 30대에 보조바퀴 두개 달린 딸 자전거 한번, 40대에 2인용 자전거타본 경험.
이렇게 10년씩 주기로 한 번씩 자전거를 타던 내가, 어느 날 팔당 자전거 도로를 가게 되어 자전거 타기를 시도해 보았으나 출발과 정지, 언덕과 장애물만 있으면 어김없이 넘어지고 무릎과 손이 까지면서 자전거에 대한 짝사랑만 있었지 인연이 없나... 했었다.
그러다 지인으로부터 오정동에 자전거 문화센터가 있다는 말을 듣고 자전거 교실 초급반에 등록했다.
역시 강의는 체계적이었다.
그렇게 어렵던 혼자 타기가 일주일 만에 어설프지만 확실히 혼자 타게 되었고,
둘째 주엔 그 어려운 내리막길에서 일렬로도 타고
3주째엔 자전거로 전용도로를 나가게 될 정도로 일취월장 하게 되었다.
중급반이 되어 mtb자전거를 탈 땐 단수 많은 기어와 잘나가는 속도, 잘 모르던 쇼바, 엎드려 타는 듯 한 느낌에 또 다른 적응이 필요해 초급 때는 모르던 근육통에 한의원에서 침까지 맞았지만, 2주가 끝나갈 때쯤엔 굴포천을 지나 아라등대까지 왕복 20킬로의 라이딩을 두 시간에 걸쳐 완주할 정도로 실력이 늘어 있었다. 아직 달리면서 땀 한번 못 닦고, 긴 오르막이나 내리막길에서 앞사람이 멈추었을 땐 함께 줄줄이 서며, 경계봉을 지날 땐 가슴이 두근거리지만, 그런 디테일한 것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늘어날 기술이라 본다.
이정도만 되도 어려서부터 자전거에 대한 짝사랑에 성공한 것이고, 요즘은 유투브에서 자전거를 찾아보는 것이 하루의 관심사고 자전거 까페와 자전거 길을 찾아보며 하루를 보낸다.
살짝 아쉬운 점은, 좀 더 일찍 40대나 30대에 이런 교육센타가 있다는 걸 알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정도랄까?
자전거에 대한 늦사랑에 빠지나 보다.
그동안 33기 교육에 힘써 주시고 사진까지 열심히 찍어주신 세 분 임경하강사님, 이현님강사님, 이천순강사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