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 싶었다. 달리고 싶었고

정비 4 기 이향순

 예쁜 장바구니 매달고 자전거 타고 가는 아줌마가 눈에 띌 때마다 부러웠고 그들에게 존경스럽다고 찬사까지 했었다.

나도 시원한 바람 안고 두 바퀴타고 가로수 길을 달려 봤으면....

 나도 자전거를 탈 수 있을까?

 한번 배워 봐?

 누구랑 어디서 어떻게 배우나?

 그러던 중 노래교실 친구가 인터넷으로 신청해서 배운댄다. 마지막 회차이니 내년 봄 프로그램에나 참여해 보란다.

 올해 1월 - 누구에게 물을 것도 없이 인터넷 검색하여 신청서에 클릭.

 3월 중순 - 담당자에게서 전화가 왔다.

 내가 신청 한 게 작년 일정표에 한 것이래나? - 4월 18일부터 2주간 하기로

 초급과정 9기.

자전거에 끌려 다니며 연습장을 헤메던 둘째 날-

남들은 공원 한가운데를 잘들 돌고 오는데, 발차기는 고사하고 페달에서 발이 자꾸 멀어지고, 페달은 어디 간 거야?, 왜 이리 허벅지,엉덩이는 아프고- 강사님 말씀이 수강생 전원이 탈 때가지 개별지도 하신댄다.- 에구 이건 아니지? - y언니랑 3일간 방과 후 연습 - 어~ 좀 되는거 같아!

중급과정 수료 안 해도 정비과정 수강할 수 있을까?

- 초급과정도 3일 결석으로 흔적도 없는데..

"중급과정은 후에 등록하구요. 초급과정 동기와 함께 배우려구요."

정비과정 4기 입니다.

강사님의 강의는 너무 쉽다.- 금새 할 것 같은데- 그런데 이건아니네.

강사님은 손으로 서너번 만지는 거 같았는데 2분도 안되어자전거는 탈 수 없이 해체됐다. - 나도 하면 될 것 같은데, 잘 안 되고 어려웠다.

체인이탈시 끼우기, 앞 뒷바퀴 빼기, 앞뒤브레이크 기어풀기, 튜브 갈아 끼우기, 펑크 때우기와 공기주입하기, 몸체 물구나무세우기, 손잡이 조절법, 체인 기름칠하기, 오염부분 닦는 요령까지 등등.

림, 허브, 디스크, 스포크, 니플, 와이어, 볼트, 넛트 와사, 렌치, qr레버는 뭐야?-무엇에 스는 물건인고? 하여튼 생소한 이름들이고, 숙련된 사람은 공구없이도 금방 해체가 된다는 데.. 우째 이런 일이- 그런데, 그 다음날은 된다. - 어 되네! 별거 아니네!

중앙공원 등나무 그늘 벤치에서, 소나무향이 특히 좋았던 산책로에서 바퀴 풀고 튜브 끼우던 장면들은 가끔씩 생각이 날 것입니다.

첫 나들이 길.

행선지가 우천관계로 상동 호수공원으로 바뀌었다,

겁도 난다.- 강사님 있으니까 괜찮을꺼야

출발! 구호 뒤로 어느새 - 승용차, 오토바이, 화물트럭, 대형버스와 나란히 대로를 달리고 있는 나.

소풍터미널 건너편인가 햇더니 외곽도로 다리 밑이고, 산책로 언덕길인가 하면 외곽도로 위 육교 - 보조강사님들의 수고로 신호등 건널목 대로변을 요리조리 잘도 타고 내리곤 했다.- 와 드디어 해냈다.

부천에서 10년을 살면서 처음 가 본 상동호수공원....

강사님이 천천히 자연을 즐겨 보라던 호숫가, 소나무가 있는 공원커브 길, 그 옆에 피었던 마아가렛과 분호으노랑 주홍의 꽃등- 참으로 아름다웠다.

마냥 빠져들고 싶었던 그런 파아란 하늘과 듬직한 헬멧 쓰고, 줄줄이 따라가던 연두 빛 조끼의 대열이 아직도 눈에 선한데....

정비과정을 마치지만

아직은 오르막 내리막길, 돌발 장애물피하는 것도 익숙치 않다.

작게 도는 커브도 그렇고, 손을 흔들고 바꾸기는 더 많이 연습해야 할 것 같다. 꼬불길이든 어디에서나친구들과 줄지어 나란히 끊이지 않고 갈 수 있는 실력이 됬으면 좋겠다. 호수공원 돌림길에서 한손에 부채 부치며 달려가던 친구야! 그대가 부러웠다. 친구처럼 잘 달리진 못해도, 반가운 사람에게 손이라도 흔들며 나들이 가려면, - 다음 (6기)의 중급반 신청해야겠지요.

가전거- 이렇게까지 탈 수 있도록 자신감을 실어 주신 강사님과 행정적 지원을 해주신 시청담당자님들, 세세한 동작까지 보고 바로 잡아주신 보조강사님들께 이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수료생들 모두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