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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40기 고급 중앙공원] “자전거, 함께 타실래요?”
작성자
심낭희
등록일
2019-06-30
조회수
448
내용

“자전거, 함께 타실래요?”

부천시 자전거 교육 소감문

 

40기 (중앙공원) 심낭희

 

“아직 무섭단 말이야!

두발 자전거는 엄마도 못 타잖아! 왜 나한테만 하라 그래!”

 

정확히 2달 전, 딸에게 들었던 굴욕적인 팩트 폭행. 그 순간, 파노라마같이 자전거와 관련된 기억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어릴 적 부모님이 처음 두 발 자전거를 사 주신 날, 안장의 비닐 커버도 벗기지 않은 자전거를 도둑맞았던 일. 대학시절 발도 닿지 않는 큰 자전거를 빌려 친구에게 배워보려다 크게 다쳤던 일. 초등학생 조카의 자전거라도 한 번 타보겠다고 안간힘을 쓰다 놀림 받던 일... 엄마가 평생 자전거에 한이 맺혀, 보상심리로 자신에게 자전거 배우기를 서둘러 독려하고 있다는 사실을, 8살짜리 여우같은 딸은 정확히 알고 있었다. 기집애... --;;

 

딸이 초등학교에 입학하자, 유아용 스쿠터를 타고 함께 놀던 친구들이 하나 둘 두발 자전거를 타고 쌩쌩 달리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새로운 것을 성취하는 모습을 보며 감탄하면서, 마흔을 넘긴 애 엄마의 마음 한편에서는 질투심이 일어났다. 8살짜리들도 다 타는데.... T.T 나는 도대체, 왜, 아직도, 자전거를 못타는 것인가. 애를 가르치려고 해도 아는 게 없으니 엄마의 권위가 바닥을 친다. 그러다 반쯤은 오기로, 반쯤은 진심으로, 주워 담을 수 없는 약속을 하고 말았다.

 

“좋아. 그럼 엄마가 먼저 배우면, 너도 무조건 연습 시작 하는 거야!”

 

그렇게 시작된 자전거 교육. 솔직히, 문화센터에서의 첫 시간에, 내심 당황했다는 점을 고백한다. 교육생들의 평균 연령이 나의 예상보다 한참 높은 느낌? 일단 나보다 어려보이는 사람이 한명도 없는 분위기에, 왠지 위축되는 기분이었다. 내 연령대에서 자전거를 배우기 위해 수업까지 들어야 하는 사람은 나뿐인 것인가...? 자전거 앞에만 서면 원래 작아졌지만, 더 작아진 기분으로 공원에서의 첫 수업을 시작했다.

 

그런데, 단 두 번의 수업만으로 강사님이 기적을 행하시는 모습을 보고는 자전거 교육의 광신도가 되고 말았다. 자전거에 올라앉는 법도 모르던 평균연령 50대 중반의 30명이 넘는 교육생들이 단 이틀 만에 스스로 페달을 굴려서 자전거를 타기 시작한 것이다! 다행히 나도 그 중에 포함됐으며, 이 일은 강사님이 교육생들의 자전거에 손끝 하나 대지 않고 오직 말과 시범으로만 이루어낸, 말 그대로 ‘기적’과 같은 일이었다.

 

기초부터 느리게 차근차근 가르치는 교육방식은 나 같은 몸치에겐 눈물 나게 감사한 일이었다. 진작 이렇게 배웠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여름의 이른 더위가 시작되는 날씨에 조끼와 헬멧, 보호대까지 착용하고 자전거를 배우다 보면 금세 땀에 젖기 일쑤였지만, 평생 느껴보지 못했던, 자전거를 타고 달리며 맞는 바람의 상쾌함에 우리는 모두 탄성을 지르며 수업이 끝나는 시간을 아쉬워했다.

 

처음에는 서먹서먹하던 교육생들도 함께 자전거를 타다 넘어지고, 부딪혀가며 친근해져갔다. 강사님은 매일매일 “스스로 포기하지만 않으면 우리 강사들은 무조건 끝까지 돕겠다.”고 약속하며, 한 사람도 자신감을 잃지 않도록 격려했다. 나이도, 성별도, 직업도 중요하지 않고, 오직 자전거 잘 타는 사람이 부러운 시간. 말 잘 듣는 착한 모범생들이 되어 강사님에게 칭찬받으면 행복해지는 시간. 물론 넘어지고 부딪히고 다치는 사람도 생겼지만, 온 몸이 멍투성이가 되고 파스 냄새를 풍기면서도 또 신나서 자전거 페달을 밟아대는 시간. 자전거를 배우는 동안 오전시간이 꿀처럼 달콤하게 흘러갔다.

 

그냥 앉자마자 자연스럽게 자전거를 탔다는 신기한 사람들은 나에게 물어보기도 했다. “자전거를 왜 배워? 그냥 타면 되는 거 아니야? 도대체 6주 동안이나 자전거를 배울 게 있어?” 하지만 나는 진심으로 생각한다. 자전거 타고 쌩쌩 질주하는 초중고 학생들. 다시 자전거 학교에 집어넣어서 안전교육부터 시키고 싶다고. 전국 초등학교 저학년 의무교육으로 부천시 자전거교육의 수업방식과 똑같은 정규수업 커리큘럼을 만들면 좋겠다고. 자전거 타기는 단지 타는 ‘기술’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서 서로를 배려하고 지키며 즐기는 ‘문화’라는 것을. 게다가, 난 이제 10분 만에 자전거 타고 달렸다는 사람 하나도 안 부럽다는 사실을.

 

5주간의 배움의 시간 후, 마지막 고급과정은 그야말로 소원성취의 시간이었다. 살다보니 이런 날도 오다니! 내가 아라뱃길을 자전거를 타고 달리다니! 부천에서 산지 10년이 넘는 동안 한 번도 안 가봤던 호수공원을 자전거로 누비며 생각했다. 왜 이 좋은 걸 이제야 배웠을까.

 

자동차에서 보는 풍경은 늘 그저 스쳐지나가는 풍경이었고, 두 발로 걸어서 느끼는 풍경은 그 범위가 좁아서 아쉬웠다면, 자전거에서는 모든 풍경이 바람과 함께 생생하게 내 몸에 와 닿아 내 호흡과 땀과 함께 내 몸에 머물다가 멀어져갔다. 모든 풍경이 새롭고 그 속에서 내 몸이 깨어나는 느낌. 강사님이 첫 시간에 그랬지. 자전거를 타면 인생이 달라질 거라고. 그래, 그 말이 꼭 맞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은 자전거를 배우기 전과 자전거를 배운 후로 나누어야하는 게 아닐까? 이제 자전거 없이는 살 수 없게 되리라. 자전거를 배우면서 갑자기 활력 넘치는 에너자이저가 된 마누라를 보고, 남편은 나의 이런 모습이 낯설기도 하고 신기한데 보기 좋단다. 엄마의 멍든 다리에 호랑이 연고를 발라주던 8살 딸도 두발 자전거 타기에 성공했다. 앞으로도 안전교육에 힘써야겠다. 내가 배운 그대로.

 

첫 시간, 문화센터에서 앞 기수의 소감문을 들으며 강사님들에 대한 절절한 감사인사가 예의바른 인사라고 느꼈다면. 지금은 그저 웃을 뿐이다. 일단 배워보면 알게 된다. 얼마나 고마운지. 감사인사가 절로 나온다.

 

“중앙공원 김영화, 강원숙, 나혜윤 강사님. 정말 감사했습니다. 부천시 자전거 교육, 앞으로도 쭉 흥하기를 진심으로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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