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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산책] 오늘도 기차는 추억과 미래를 싣고 달려갑니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1-06-08
6월 28일은 ‘철도의날’이다. 이날은 1894년 갑오개혁 당시 최초의 철도 행정 기구인 철도국이 만들어진 날이기도 하다. 국민의 발이자 운송수단으로써 굴곡진 역사를 보내다가 이제는 친환경 교통수단이자 미래 성장 동력으로 굳건히 자리매김한 우리 철도, 그 이야기를 만나보자. 글. 김화숙 사진. 경기관광공사, KTX,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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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9년 대한민국 최초의 철도 운행 우리나라의 첫 철도 운행은 1899년 노량진과 인천 제물포 사이를 달린 경인선이었다. 미국과 일본의 손으로 만들어진 이 철로를 달린 최초의 기차는 ‘모가’라는 증기기관차였다. 거물이라는 뜻의 모걸(Mogul)을 모가라고 부른 이유는 당시 모든 철도 차량의 모델명은 일본 글자인 가타카나를 이용해 두 음절로 줄여 쓰는게 원칙이었기 때문이다. 석탄과 물을 싣고 다니던 모가는 탱크형 증기기관차로 객차 세 량을 연결해 달렸고, 초창기에는 노량진과 제물포 사이를 1시간 40분에 걸쳐 오갔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경인선은 일제가 대륙 진출 및 우리 물자 수탈을 목적으로 개통했지만 우마차와 인력거, 조랑말 등으로 사람과 짐을 싣고 나르던 당시 시대에 이는 매우 획기적인 사건임에 틀림없었다.

1897년 3월 경인철도 기공식(의왕 철도박물관 소장)  ⓒ 




1906~1907년 안양역에 정차한 서울-부산행 기차와 승객(국립민속박물관 소장)  ⓒ 


‘생선 열차’에서 ‘KTX’까지 숨 가쁘게 달려온 철도사 대한민국의 철도산업은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왔다. 1900년 한강 교량이 준공된 이후 1905년 경부선, 1906년 경의선, 1914년 호남선, 1920년 충북선, 1931년 장항선 등이 차례로 개통했다. 일본인들은 이를 통해 어마어마한 양의 군수물자와 군대, 수탈한 식량을 실어 날랐는데, 이 과정에서 수많은 조선인이 착취와 희생의 대상이 되었다. 우리나라 철도는 이후 또 한 번 수난을 겪는다. 한국전쟁으로 기존 철도가 대부분 파괴된 것이다. 1953년 휴전협정 이후 정부는 철도복원사업을 서둘러 진행했고, 1960년 서울과 부산을 잇는 무궁화호가 개통했다. 당시 무궁화호 개통이 지닌 의미는 매우 각별했는데, 바로 서울과 부산을 편도로 6시간 30분 만에 돌파하게 되면서 대한민국 운송사업이 일대 혁신을 맞게 된 것이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한 신문에는 열차와 관련한 재미있는 기사 하나가 실리기도 했다. 인천역발 서울행 열차가 새벽이면 ‘생선 열차로 변신해 승객들을 괴롭힌다는 내용이었다. 인천에서 생선을 떼어다가 서울에서 판매하기 위한 상인들이 생선을 이고 지고 열차에 올라 생긴 일로, 특히 여름에는 생선 비린내가 이루 말할 수 없이 지독했던, 이른바 생활형 고충 사건이었다고. 대한민국 철도가 역사상 가장 큰 혁신을 맞이한 사건은 2004년 KTX(Korea Train eXpress)의 운행이었다. KTX는 새마을호, 무궁화호 등 기존 열차의 영문명에서 Express를 빠지게 만들었으며, 속도와 접근성 면에서 국내선 항공편과도 당당히 겨룰 만한 위치를 점하게 되었다. 당시 프랑스 TGV(테제베)에서 기술 이전을 한 한국 기술자들은 한국인 특유의 집요함과 열정으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었으며, 마침내 한국은 차기 모델 KTX-산천까지 우리 기술로 만들어낼 수 있었다. 올해 초에는 우리 기술로 KTX-이음을 개통했다. 또 지난해에는 수원과 인천을 잇는 수인선이 25년 만에 전 구간을 달리게 됐다. 쉬지 않고 달려가는 철로 위에 우리의 미래도 함께 얹혀 달려가는 중이다.

보따리를 이고 수인선 협궤열차에 오르는 아낙네들(1993년)  ⓒ 




KTX 광명역  ⓒ 




의왕 철도박물관  ⓒ 




미리 만나는 GTX-A 열차   ⓒ 




추억의 명소가 된 양평 구둔역  ⓒ 


멈춰선 경기도 폐역사, 아름다운 추억의 명소로 현대의 철도는 경제발전의 주요한 운송수단으로 각광받고 있지만 그 역할이 운송수단에만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애틋한 추억과 감성의 대상으로 수많은 사람에게 기억되는 공간이기도 한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하던 곳, 아들을 군대로 떠나보내던 곳, 반가운 친구를 맞이하던 곳, 홀로 떠나는 쓸쓸한 정서가 가득하던 곳. 이렇듯 역사는 많은 사람에게 저마다의 기억으로 자리하고 있다. 특히 새로운 철로가 생기면서 그 소임을 다하고 문을 닫은 폐역사는 오늘날 철도 마니아, 사진 동호회, 연예사업 종사자들에게 특별히 사랑받는 공간으로 꼽힌다. 이 중 가장 유명한 폐역사를 꼽자면 단연 양주 ‘일영역’이 아닐까? 코로나19 이전에는 국내는 물론 외국인들의 발걸음까지 쉼 없이 이어지던 일영역은 BTS가 ‘봄날’ 뮤직비디오를 촬영한 곳으로, 특히 방학 때면수많은 팬이 찾아와 뮤비 주인공처럼 철로에 귀를 대보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경기도에 자리한 폐역사인 구둔역, 벽제역, 능내역, 장흥역 등은 이제 이름조차 낯선 역이 되었지만 여전히 데이트 코스나 영화 및 사진 촬영지로 사랑받고 있다. 무성하게 웃자란 꽃과 풀, 녹슨철로, 세월의 흐름이 역력한 낡은 역사까지 마치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는 듯한 이곳을 현대인이 사랑하는 이유는 너무 빠른 세상을 사는 이들에게 유독 천천히 흘러가는 시간을 선물하며 안정과 휴식을 가져다주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나라 철도 역사와 문화에 관심이 있다면 이 모든 것을 한번에 만날 수 있는 경기도 의왕시 철도박물관에 방문하는 것도 좋겠다. 철도의날을 맞아 대한민국 철도 발전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철도인들이 있음을 모두가 한 번쯤 되새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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